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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이후, 유럽 축구가 달라진 점은? (영향력, 전술 진화, 평가)

by 월백수 2025. 5. 15.

단순히 트로피를 많이 들어올린 감독이 아닙니다. 그는 유럽 축구의 판도를 바꾸고, 전술 흐름을 재정의하며, 감독의 역할 자체를 확장시킨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무리뉴 이후 유럽 축구는 단지 ‘공을 소유하는 경기’가 아닌 ‘상황을 통제하고 승리를 설계하는 전략 게임’으로 진화했고, 그가 남긴 영향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리뉴 이후 유럽 축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영향력, 전술의 진화, 축구계의 평가로 나누어 정리합니다.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하는 모습의 무리뉴

무리뉴가 유럽 축구에 남긴 영향력

무리뉴가 유럽 무대에 본격 등장한 2004년 이후, 그의 영향력은 단순한 우승 횟수를 넘어 축구 운영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감독의 미디어 활용, 팀 통제 방식, 선수단 구성 전략 등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고, 이후 수많은 감독이 그의 방식을 분석하고 참고하게 만들었습니다. 무리뉴는 감독이 단지 전술을 짜는 사람을 넘어, 조직 전체의 심리 상태를 조율하고 외부 압력을 차단하는 ‘심리 전략가’의 역할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우리 vs 그들(Us vs Them)’ 전략은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고, 이는 이후 클롭, 시메오네, 알레그리 등의 지도자들이 유사하게 차용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한, 무리뉴는 선수단 운영에서 ‘즉시 전력감’ 중심의 전략을 구체화했습니다. 유망주보다는 실전 경험이 있는 선수를 선호하고, 빠른 조직화와 시스템 구축으로 단기간에 트로피를 목표로 하는 방식을 정립했습니다. 이는 빅클럽들의 단기 성과 지향적인 운영 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고,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는 구단 전략이 늘어난 배경 중 하나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무리뉴는 감독의 미디어 퍼포먼스를 팀 운영의 연장선으로 활용한 인물입니다. 그는 기자회견을 전술의 일환으로 생각했고, 인터뷰와 언론 플레이를 통해 팀 분위기, 심판 판정, 팬 여론까지 간접적으로 조율했습니다. 이같은 전략은 감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자체를 진화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무리뉴 전술이 이끈 축구 전술의 진화

무리뉴의 대표 전술은 '철저한 수비 조직 + 날카로운 역습'입니다. 그의 전술은 특히 인테르, 레알 마드리드 시절 유럽 최강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빛을 발했으며, 많은 클럽이 무리뉴의 수비 안정화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 같은 방식은 단순히 수비 축구가 아니라, ‘상황 중심의 전략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전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무리뉴는 상대의 장점을 제거하고, 경기 흐름을 자신의 페이스로 바꾸는 데 능했습니다. 그는 4-2-3-1 포메이션을 유럽 무대의 표준처럼 만들었고,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한 ‘더블 볼란치 시스템’을 통해 수비적 안정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이후 수많은 팀에서 사용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다양한 변형 전술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역습을 단순한 ‘스피드 전개’가 아니라, ‘조직적인 공격 전환’으로 체계화했습니다. 이를 위해 패스 루트, 침투 시점, 공간 분할 등의 요소를 세밀하게 설계했으며, 이 방식은 펩 과르디올라의 점유형 전술과 함께 유럽 축구 전술의 양대 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무리뉴 이후 오히려 공격 축구가 더 발전했다는 점입니다. 그의 수비적 접근은 펩, 클롭 등 공격 지향적 전술가들의 철학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고, 무리뉴의 방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들이 발전하며 전체 전술 수준이 향상되는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무리뉴는 ‘수비 축구’의 상징인 동시에, 공격 전술 발전의 자극제가 되는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한 인물입니다.

평가와 유산: 지금도 유효한 '무리뉴 스타일'

무리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입니다. 한쪽에서는 ‘최고의 승부사’, ‘결과로 말하는 감독’으로 추앙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전술 고집이 심하고, 현대 축구 흐름에 뒤처졌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유럽 축구에 남긴 유산과 철학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는 빅매치에서의 전술 선택, 대회별 경기 운영 방식, 선수단 회전과 심리전까지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드문 감독 중 한 명입니다. 또한 클럽의 장기적인 철학보다는, 그 순간 팀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실현시키는 능력은 지금도 많은 클럽이 단기 프로젝트에서 그를 원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특히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 등 이른바 ‘2군 대회’에서도 진지한 자세로 임하며 트로피를 가져오는 모습은, 트로피의 가치와 선수단 동기 부여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게 만들었습니다. 로마에서의 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우승은 그러한 철학의 결정판이었습니다. 그의 ‘이기는 축구’ 철학은 유소년 지도, 하부 리그, 국가대표팀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수비부터 조직하고 역습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현실 축구는, 리소스가 부족한 팀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효한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결국 무리뉴는 시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인물이지만, 그가 보여준 리더십과 전략은 하나의 ‘틀’을 제시했습니다. 무리뉴 이후 유럽 축구는 그 틀을 넘어서기 위해 더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무리뉴는 가장 강력한 기준점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조세 무리뉴는 축구의 룰을 바꾸지 않았지만, ‘축구를 운영하는 방식’은 확실히 바꾸었습니다. 그의 영향력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으며, 승리를 향한 집념, 팀의 조직화, 전술적 융통성, 그리고 감독이라는 자리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지도자입니다. 유럽 축구는 분명히, 무리뉴 이전과 이후로 나뉘며, 그 흔적은 계속해서 다음 세대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