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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산체스의 지로나 혁명 (점유율, 전술, 팀워크)

by 월백수 2025. 6. 10.

미첼 산체스 감독

미첼 산체스(Míchel Sánchez)는 스페인 라리가 중위권 팀인 지로나 FC를 유럽대항전 진출 경쟁 팀으로 탈바꿈시킨 혁신적인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점유율 축구에 속도와 유연함을 더한 하이브리드 전술을 바탕으로, 자원 면에서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결과와 경기력을 동시에 잡아냈습니다. 미첼은 전통적인 스페인식 빌드업 축구를 현대화하며, 지로나라는 작은 도시 클럽을 라리가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지로나 혁명’을 실현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의 전술적 철학, 포메이션 운용, 그리고 팀워크 기반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성공 요인을 분석합니다.

1. 중소 구단에서 보여준 압도적 점유율 축구

미첼 산체스는 지로나 FC의 감독으로 부임한 후, ‘공을 소유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점유율 중심의 축구를 정착시켰습니다. 이는 보통 바르셀로나 같은 빅클럽에서 시도되는 방식이지만, 미첼은 자원이 부족한 중소 클럽에서도 이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2023–24 시즌 기준, 지로나는 평균 점유율 55% 이상을 기록하며 라리가 전체 상위권에 해당하는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지로나의 빌드업 구조는 후방 3명 또는 4명으로부터 출발하며, 중앙 미드필더와 윙백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전방 압박을 회피합니다. 미첼은 특히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는 더미런(dummy run), 유인 후 공간 침투와 같은 전술적 움직임을 강조하면서, 단순 패스 축구가 아닌 목적성 있는 점유율 축구를 실현했습니다. 또한, 그는 라리가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공간 점유 개념’을 도입해, 선수들이 위치가 아닌 역할 기반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도록 지도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정적인 패턴을 넘어서며, 상대의 수비 라인을 끊임없이 흔드는 능동적 점유율 축구로 발전했습니다. 이처럼 미첼은 자원의 차이를 전술로 극복하는 전략을 통해 ‘작은 바르사’ 혹은 ‘미니 맨시티’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지로나를 점유율 중심 축구의 상징적 팀으로 만들었습니다.

2. 4-1-4-1과 3-4-2-1을 오가는 포메이션 유연성

미첼 산체스는 기본적으로 4-1-4-1 포메이션을 선호하지만, 경기 상황과 상대 전술에 따라 3-4-2-1, 5-4-1, 4-2-3-1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유연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포메이션을 숫자 개념이 아닌 ‘공간과 역할’ 중심으로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포지션별 책임이 명확한 동시에 유기적인 전술 수행이 가능하게 만듭니다. 지로나는 수비 시에는 5-4-1로 전환해 측면 공간을 봉쇄하고, 공격 시에는 좌우 윙백과 측면 공격수가 인사이드 포워드처럼 움직이며 2선 침투를 극대화합니다. 미첼은 양쪽 윙백에게는 단순히 오버래핑이 아닌, 중앙 침투와 오프 더 볼 움직임을 병행하게 해 패턴 플레이의 예측 가능성을 낮췄습니다. 또한, 전환 상황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 3-2 빌드업을 형성하고, 양 풀백은 높은 위치를 점유해 상대 수비진의 폭을 넓혀 줍니다. 이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가 활용한 인버티드 풀백과도 유사한 구조로, 미첼은 이를 보다 단순화시켜 지로나 레벨에서도 구현 가능한 전술로 최적화했습니다. 이 같은 포메이션 유연성은 선수 개개인의 이해도와 전술 수용 능력, 그리고 반복적인 전술 훈련을 통해 가능했으며, 미첼의 디테일한 코칭 능력과 분석적 접근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로나는 리그 경기마다 전술적 색깔을 바꿔가며 강팀과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3. ‘이기는 팀보다 매력적인 팀’을 추구한 팀워크 중심 전술

미첼 산체스의 리더십 철학은 단순히 승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경기는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지만, 팬들이 기억하는 팀은 매력적인 축구를 하는 팀"이라고 말할 정도로,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강조합니다. 이는 그가 지로나를 단지 생존하는 팀이 아닌, ‘보는 즐거움이 있는 팀’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한 배경입니다. 미첼은 선수 개개인의 역할을 명확히 하되, 팀워크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그는 1:1 미팅을 자주 하며, 각 선수가 어떤 전술적 역할에 부담을 느끼는지, 어떤 방식의 접근이 더 효과적인지를 수시로 확인합니다. 이 과정은 선수들에게 전술적 자율성을 부여하면서도 감독의 틀 안에서 움직이도록 하는 ‘유연한 통제’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특히 그는 젊은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납니다. 유스 출신 또는 저연봉 선수들에게도 ‘핵심 자원’으로서의 책임을 부여하며, 경쟁을 팀워크로 승화시키는 구조를 만들어갑니다. 이처럼 모든 선수가 ‘시스템의 일부’가 아닌 ‘시스템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유도한 점은, 선수단 전체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미첼은 전술적 창의성을 장려합니다. 공격 전개 시 틀에 박힌 패턴보다, 순간적인 판단과 연계를 중시하며, 훈련에서도 2:2, 3:3 전술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선수들이 실전에서의 패턴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게 합니다. 결국 미첼은 ‘이기는 팀’이라는 전통적 기준을 넘어서, ‘경기를 지배하고 팬을 설득하는 팀’을 지향합니다. 이는 지로나라는 작지만 강한 팀이 라리가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철학입니다.

미첼 산체스는 전술적 깊이와 유연한 포지션 운용, 인간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로나 FC를 스페인 라리가의 새로운 상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점유율 축구의 진화, 포메이션 다양성, 그리고 팀워크 중심의 운영은 그가 단순한 전술가를 넘어 축구 문화 자체를 바꾸는 감독임을 보여줍니다. 지로나의 기적은 그의 철학에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