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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거 시대 이후 아스날의 변화 (포스트벵거, 재건, 비교)

by 월백수 2025. 5. 8.

2018년, 아르센 벵거 감독이 22년간의 장기 집권을 마치고 아스날을 떠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대 교체가 아닌, 클럽 전체의 운영 철학과 방향이 전환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아스날은 포스트 벵거 시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과정 속에서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결국 미켈 아르테타 체제로 재건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벵거 이후의 아스날 변화 과정을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벵거 감독

1. 포스트 벵거 시대의 혼란과 과도기

아르센 벵거 감독의 은퇴 이후 아스날은 곧바로 에메리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우나이 에메리는 세비야와 PSG에서 유럽 무대 경험을 쌓은 감독이었지만, 아스날 특유의 클럽 문화와 스타일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습니다. 에메리는 2018-19 시즌 유로파리그 결승까지 진출시키며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프리미어리그 내에서의 일관성 부족과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결국 2019년 중도 경질되었습니다. 에메리 이후 프레디 융베리의 임시 감독 체제를 거친 아스날은 ‘클럽의 철학을 이해하는 젊은 리더’로 미켈 아르테타를 감독으로 임명하게 됩니다. 아르테타는 과르디올라 밑에서 전술과 리더십을 배웠고, 클럽의 과거 선수로서 정체성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초반에는 성적과 전술 완성도 면에서 고전했으며, 팀은 중위권을 맴돌면서 포스트 벵거 시대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긴 시간을 소비해야 했습니다. 또한 벵거 시절에 비해 선수단의 질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오바메양, 라카제트 등 일부 스타 선수들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스쿼드 구성은 불균형했고, 벵거 특유의 유망주 육성 시스템도 정체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 시기 아스날은 과거의 철학을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정체성을 수립할 것인지에 대한 내부적 고민을 지속하며 혼란기를 겪었습니다.

2. 미켈 아르테타 체제에서의 재건 프로젝트

미켈 아르테타는 아스날을 단순히 다시 승리하는 팀이 아니라, 철학과 방향성이 있는 클럽으로 재정립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리더십 재건', '유소년 중심의 로스터 구성', '현대 전술 도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였습니다. 아르테타는 부임 직후부터 기존의 주축 선수 중 방출 대상자를 정리하고, 젊고 유망한 선수들로 팀을 다시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부카요 사카, 윌리엄 살리바, 마틴 외데고르 등 젊고 기술력 있는 선수들이 주전으로 기용되며 팀의 평균 연령이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이는 과거 벵거 시절의 유망주 육성 철학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아르테타는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포지셔널 플레이와 하이프레스를 도입하여, 팀의 전술 정체성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초기에는 결과가 따르지 않아 비판도 있었지만, 2021-22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 성적이 점차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022-23 시즌에는 리그 우승 경쟁까지 펼치며 '아르테타식 아스날'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음을 알렸습니다. 특히 외데고르와 사카의 성장, 수비진의 안정화, 그리고 전술적 유연성은 벵거 시대 이후 가장 조직력 있는 아스날을 만들어냈습니다. 아르테타는 또한 클럽 내부 구조와의 협력도 강화했습니다. 기술이사 에두와 함께 선수 영입 및 방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했으며, 팬들과의 관계 회복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전술 변화 이상의 '클럽 리빌딩'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3. 벵거 시대와의 비교: 철학 계승과 방향성 차이

벵거 시대와 아르테타 체제를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장기적인 관점의 팀 운영'입니다. 벵거는 젊은 선수를 육성하고, 전술 철학에 기반한 팀을 운영하며, 재정 건전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감독이었습니다. 아르테타 또한 이 철학을 계승하여 유망주 중심의 스쿼드를 구성하고, 단기적 성과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체제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점도 존재합니다. 벵거는 전술적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선호했던 반면, 아르테타는 훈련된 움직임과 전술적 규율이 강조되는 현대 축구 스타일을 지향합니다. 이는 포지셔널 플레이, 하이프레스, 빌드업에 중점을 둔 시스템으로 대표됩니다. 또한 벵거는 감독으로서 구단 경영 전반에 관여했던 반면, 아르테타는 기술이사와 명확히 역할을 분리하고 협업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다릅니다. 영입 전략에서도 차이가 보입니다. 벵거는 스카우터 중심의 발굴형 영입을 선호했지만, 아르테타는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타겟형 영입'에 집중하고 있으며, 에두와 함께 중장기적인 스쿼드 설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리스톤, 하버츠, 라이스 등의 영입은 전술과 팀 밸런스를 모두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됩니다. 결과적으로 벵거와 아르테타는 서로 다른 시대의 요구에 맞춰 아스날을 운영해왔지만, 두 체제 모두 ‘축구 철학 중심의 클럽 운영’이라는 공통된 뿌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벵거가 기반을 만들었다면, 아르테타는 그 철학을 현대화하여 ‘포스트 벵거 시대의 성공’을 향한 로드맵을 실현 중입니다.

아르센 벵거 이후 아스날은 격변의 시기를 겪었지만, 미켈 아르테타 체제를 통해 다시금 유럽 정상급 클럽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벵거의 유산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그것은 단순한 전술이나 기록이 아니라 ‘철학 있는 축구’라는 아스날의 정체성입니다. 이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아르테타의 목표이며, 팬들과 구단 모두가 이를 위해 다시 하나로 뭉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