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하인케스 vs 클롭, 독일 전술의 세대교체(시스템, 운영 방식, 진화)

by 월백수 2025. 5. 23.

독일 축구는 전술의 실험장이자, 유럽 전술 변화를 주도한 국가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유프 하인케스(Jupp Heynckes)와 위르겐 클롭(Jürgen Klopp)은 세대를 대표하는 두 명장으로, 각자의 철학과 방식으로 독일 축구를 세계 정상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두 감독은 단순히 세대차이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축구를 바라보는 시각과 운영 방식에서도 뚜렷한 대조를 보이며 전술의 진화를 상징하는 인물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인케스와 클롭의 전술 스타일과 세대적 차이를 ‘포지션 축구 vs 하이프레스’, ‘전술 유연성의 방향성’, ‘세대교체의 상징적 의미’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합니다.

로벤선수와 하인케스가 어깨동무하고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사진출처: 뮌헨 트위터

전통적인 포지션 축구 vs 하이프레스 시스템

유프 하인케스는 포지션 기반의 전통적인 조직 축구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전환 속도를 가미해 2010년대 초반 최고의 효율을 기록한 감독입니다. 그는 포지션별 역할이 명확한 4-2-3-1 시스템을 주로 사용하며, 중원에서의 밸런스와 측면 공격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전술을 구성했습니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미리 설정된 공간과 루트 안에서 유기적으로 운영되었으며, 전체적인 경기 운영은 안정성과 통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반면 클롭은 하이프레스와 ‘게겐프레싱(Gegenpressing)’을 통해 공간을 지배하고, 상대의 빌드업을 강하게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술을 재정의했습니다. 그가 도르트문트를 이끌던 시절부터 이 시스템은 폭발적인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을 기반으로 했고, 리버풀로 옮긴 이후에는 더 정교하고 유연하게 진화했습니다. 클롭의 팀은 수비보다 공격에서 먼저 시작하며, 공을 잃자마자 곧바로 압박해 다시 되찾는 전술이 기본 골격입니다. 이처럼 하인케스는 위치 기반 조직 축구의 교과서라면, 클롭은 에너지 기반 전환 축구의 혁신가입니다. 하인케스는 상대를 읽고 대응하는 수비적 사고에 기반한 전술을 선호하며, 클롭은 스스로 주도하고 상황을 만들며 경기를 지배하는 스타일을 구사합니다. 이는 양 감독의 세대적 배경뿐 아니라, 축구라는 스포츠의 변화 방향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두 스타일 모두 성공을 거두었지만, 하인케스의 방식은 팀이 성숙하고 경험이 풍부할수록 강점을 드러냈고, 클롭의 시스템은 젊고 역동적인 선수들이 많을수록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감독은 각자의 시대에서 최적의 전술로 성공을 이뤄낸 전술가였으며, 독일 축구의 전술 다양성과 혁신 가능성을 실현시킨 존재입니다.

전술 유연성과 운영 방식의 대비

하인케스와 클롭은 모두 뛰어난 전술가이지만, 유연성과 적용 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하인케스는 ‘정교한 시스템 설계자’로서 선수 개개인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전술을 완성합니다. 선수는 자신이 맡은 포지션 내에서 전술을 이해하고 실행해야 하며, 팀 전체의 움직임은 조화롭게 맞물리도록 설계됩니다. 하인케스의 전술은 예측 가능하지만, 그만큼 효율적이고 안정적입니다. 클롭은 상대 전술과 경기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전략을 조정하는 ‘현장형 지휘관’입니다. 그는 경기 중 포메이션 전환, 전술적 압박 강도 조절, 수비 라인의 유동적 위치 조정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실시간으로 팀 전술을 수정합니다. 또한 선수들에게 일정 수준의 자유를 허용하며, 경기 상황에 따라 자율적 선택을 유도합니다. 이런 유연성은 전술적 창의성과 기동력을 높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운영 방식에서도 두 감독은 대조적입니다. 하인케스는 훈련 시간과 집중도를 극대화하여 조직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합니다. 모든 것은 훈련에서 결정되며, 경기 중에는 계획대로 수행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반면 클롭은 전술 훈련 외에도 심리 훈련, 동기부여, 팀워크 향상 프로그램 등 다양한 요소를 팀 운영에 포함시킵니다. 그는 감독과 선수 간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고, 팀 내부의 분위기와 감정까지 전략의 일부로 활용합니다. 결국 하인케스는 ‘전통과 안정’, 클롭은 ‘혁신과 적응’을 상징합니다. 하인케스의 전술은 미리 계산된 흐름 안에서 강한 조직력을 추구하고, 클롭은 혼란 속에서 주도권을 만들어내는 역동성을 추구합니다. 이 차이는 독일 축구가 어떻게 과거의 기틀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세대교체의 상징: 전술 패러다임의 진화

하인케스와 클롭의 관계는 단순한 전술 스타일 차이를 넘어, 세대교체와 전술 패러다임 변화의 상징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인케스는 1970~80년대 선수 생활과 1990년대 이후 감독 경험을 통해 독일 축구의 클래식한 전통을 현대화한 인물이고, 클롭은 2000년대 이후 ‘현대 축구의 흐름’을 주도한 혁신가입니다. 2013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이 상징적 대립을 극적으로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당시 하인케스가 이끈 바이에른 뮌헨과 클롭의 도르트문트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맞붙었고, 바이에른이 2-1로 승리하며 트레블을 달성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하인케스가 승리를 거뒀지만, 클롭의 도르트문트는 젊고 역동적인 전술로 유럽 축구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 경기는 ‘전통과 혁신의 충돌’로 평가되며, 이후 독일 전술 담론에서도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하인케스의 전술은 이후 펩 과르디올라, 토마스 투헬, 나겔스만 같은 후계자들에게 영향을 줬으며, 이들은 하인케스식 조직 축구에 현대적 요소를 결합하며 전술을 진화시켰습니다. 클롭 역시 그만의 하이프레스 기반 전술을 글로벌화시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팀들이 이 두 전술 중 하나를 변형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의 철학은 전술 교과서에 등재될 정도로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더불어 하인케스는 리더십 면에서도 ‘믿음과 책임감’을 강조한 반면, 클롭은 ‘열정과 공감’을 바탕으로 팀을 이끕니다. 이 리더십의 차이 또한 현대 감독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제공하며, 전술뿐만 아니라 팀 운영의 가치관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적으로 하인케스와 클롭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독일 축구를 진화시킨 인물입니다. 이들의 대조는 단지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아니라, 축구라는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왔고, 어떤 다양성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